그만하자. 심해군주가 전기장어에게 고하는 처음으로 고하는 이별이었다. 전기장어는 처음에는 울컥하며 무어라 말을 하려는 듯 보였으나, 이내 체념하고 순응했다. 전기장어는 심해군주의 말을 거절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마지막 인사는 가벼웠다. "심해군주, 잘 지내야 해." "너도 마찬가지로 잘 지내야 한다." 둘은 웃었다....
달칵, 달칵. 마우스를 내려 화면을 스크롤했다. 내리고 또 내렸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타임라인. 귀여운 동물의 사진이나, 혹은 랜덤 커버 댄스 같은 것들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 특별한 것 하나 없이 지루하기만 했다. 아니 뭐, 재밌는 거 없나? 요즘 들어 할 만한 게임도 없고, 볼만한 것도 없었다. 이래서야 할 게 없잖아. 언제나 재밌는 것을 추구하는 건,...
잔뜩 상기된 볼을 따라 눈물이 흘렀다. 눈물로 가득 매여 앞이 보이지 않았다. 너의 모습조차 흐릿해진다. 어쩌지, 나― 네가, 미워져. 어떡해? 전기장어. 모든 일은 시작과 끝이 있다. 그것은 우리라 한들 다르지 않았다. 만남으로 인해 인연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그 끝을 맺어야 할 때였다.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내가 ...
"헤어지자." "뭐···?" "날 한 번도 남친으로 생각한 적이 있니?" "잘 지내." "·······." 또다시, 내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 성별은 상관없었다. 다 내 소중한 친구들이었다. 잃고 싶지 않았다. 연인으로 만났지만 애인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헤어지는 건 당연했다. 왜 내게 고백하는 거야? 그 끝이 어떨지 알고 있잖아. 애초에 친구와 연인의 차...
종례를 마치고 에델바이스는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책을 가방에 넣고, 그대로 챙겨 교실을 나섰다. 그렇게 멍하니 복도를 걷다 보니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리베르타에서 하루를 보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을까? 처음 보는 장소에 도착했다. "여긴 또 어디야···." 텅 빈 학교 안은 익숙하지 않았다. 언제나 학생들로 북적이는 리베르타. 에델바이...
나는 아직도 너를 좋아하고 있다. 사실은, 알고 있었잖아. 심해군주는 울고 있었다. 비참한 표정으로 전기장어를 응시한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전기장어는 그런 심해군주에게 무어라 말도 하지 못한 채, 입만 벙긋거렸다.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럴 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그에게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없다. 아무 말도 하지 못...
전기장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니까, 학교를 끝나자마자 사라졌던 이유가 사실은···. "길고양이를 돌보기 위해서...라는 건가?" "······응." 그런 거였나.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진상을 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전기장어가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던 거지? 의문이 들었다. 쿠키···. 라고...
띠리리리― 울리는 알람시계를 손으로 툭툭 쳐 껐다. 아침이 찾아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씻고, 책 정리를 마쳤다. 나갈 준비를 끝낸 뒤 아침 식사를 차렸다. 간단하게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로 끼니를 때웠다. 텅 빈 집안은 익숙했으나 매번 혼자 식사하는 건 꽤 외로운 일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문을 열고 밖으로 향했다...
전기장어가 왜 여기에 있지? 너는 심해 속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가 어두운 곳에 갇혀 있으면 안 돼. 그야, 너는···.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 전기장어는 누구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전기장어를 어떻게 만났는지,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지.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사랑까지 도달하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
집으로 돌아온 전기장어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뒤로하고 침대에 누웠다. 언제까지고 영원하리라 여겼던 심해군주와의 관계가 무로 돌아가니 꼭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해군주의 행동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달라진 점 하나 없었다. 몸에 익어버린 건지, 자연스레 나오는 그 행동들이 전기장어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다. 피로가 쌓인 몸은 무겁기만 했다. 눈을...
TWT @sibje_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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